신달자 시인
link  관리자   2022-01-13



연(인연緣)


사람들이 위험지역이라고 써 붙인 그곳에

내 마음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

멀기도 먼 깊은 산 높은 벼랑 위에 어쩌자고 뿌리 내린 풀꽃처럼

바람 바람 아찔하게 흔들리는데 거기야 거기 내가 살아

그 풀꽃 늘 앞이 캄캄하여도 벼랑도 인연이다 껴안아

한 번 헛디디면 끝장이지만 끝장 붙잡고

그냥 거기 살아

꽤나 되었지, 허나 시간이 아니야

순간이 고여 깊이를 키운 내 마음의 늪

오래 버팅기고 살았지만 거기도 사실 변변한 내 자리는 없어

그런데도 엉덩이 한 쪽 붙이고 살아

사람들이 그것은 사는것이 아니라고 말하지만

벼랑에서도 간간이 달빛 녹아들고 별빛도 다녀가는데

아침 해가 내 머리 위를 지나가기도 하는데

그러기는 오늘도 하는데.....



나 이제 발 끊을 거야.














신달자 시인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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